장 피아제는 1896년 8월 9일 스위스 뇌샤텔에서 중세 문학 교수인 아버지와 피아제의 표현을 빌리면 신경증 환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이 어머니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장 피아제가 심리학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피아제는 뇌샤텔 대학에서 자연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취리히 대학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동안에 그는 정신분석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곧 프랑스로 옮겼다. 그가 마음의 발달에 관한 실험적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알프레드 비네가 설립한 소년들을 위한 시설에서 일할 때였다. 인지 발달에 관한 피아제의 연구가 있기 전까지, 일반적인 믿음은 성인들이 당연히 아이들보다 더 유능한 사상가라는 것이었다. 비네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동안에, 피아제는 아이들이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질문에 엉터리 대답을 내놓으면서 그 변명으로 제시하는 이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다음에 피아제는 인지 발달에 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런 식의 연구를 한 사람은 피아제가 처음이었다.
1923년에 장 피아제는 발렌틴 샤트네와 결혼하여 자녀를 셋 두었다. 이미 정신적 및 정서적 발달에 매료되어 있던 피아제는 비공식적으로 자기 자식들의 발달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관찰이 그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유명한 연구인 인지 발달 단계로 이어졌다.
60여 권의 책과 몇백 편의 논문을 발표한 피아제는 심리학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과 사회학, 경제학, 법률, 인식론 등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장 피아제는 1980년 9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
피아제가 인지 발달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그가 하고 있던 활동과 이 분야에서 그전까지 행해지던 활동 사이에는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 피아제는 모든 학습자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 피아제의 이론은 특별한 행동의 학습이나 정보의 학습에 대해 논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전반적인 발달을 살폈다.
• 인지 발달은 점진적이며 행동의 양도 점점 커지면서 복잡해진다는 통념 대신에, 피아제는 양적 차이에 의해 명백히 구분되는 일련의 구체적 단계들을 제안했다.
피아제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아이들은 실제로 기본적인 정신적 구조를 갖고 태어나며, 이 정신적 구조는 유전과 진화의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또 이 구조에서 지식과 학습이 비롯된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가정으로부터 피아제는 유아와 아이들이 발달을 꾀하는 과정과 메커니즘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과 메커니즘들이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이성과 가설을 갖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 피아제의 주장이었다. 피아제는 아이들도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고, 이미 알려진 것과 발견된 것들 사이의 불일치를 경험한다고 믿었다. 그의 인지 발달 이론은 3가지 구성요소로 나눠질 수 있다.
1. 도식: 도식은 지식의 기본적인 건축용 벽돌 혹은 단위이다. 각 도식은 행동과 대상과 개념 같은 세상의 한 부분을 가리킨다. 각 도식은 세상의 표현이며, 이 표현들은 특별한 상황을 이해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데 이용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개의 그림을 보여준다면, 그 아이는 개의 생김새에 대한 도식을 창조할 것이다. 다리가 4개이고 꼬리와 귀가 달려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만약 한 아이가 기존의 도식을 갖고 자신이 지각한 것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이는 평형 상태 즉 심리적 균형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식들은 저장되기 때문에 훗날 응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에 관한 도식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다음 식당에 갈 때는 자신이 이미 배운 것을 비슷한 새로운 상황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피아제는 또한 일부 도식은 아이들의 내면에 유전적으로 입력된다고 주장했다. 물건을 잡으면 빨려고 드는 충동이 그런 도식에 속한다.
2. 이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들: 피아제는 지적 성장은 적용과 평형의 상태에 있으려는 욕구의 결과라고 믿었다. 지식의 적용은 2가지 방법으로 일어난다.
• 동화: 이미 존재하는 도식을 이용하고 그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 조절: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기존의 도식에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한다.
동화와 조절이 작동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에게 개의 생김새를 보여주던 부모가 처한 상황을 돌아볼 수 있다. 그 아이는 지금 개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말해주는 도식을 하나 갖고 있다. 4개의 다리와 꼬리와 귀 등이 그 도식이다. 이 아이에게 실제로 개가 다가올 때, 아이는 지금까지 자신의 도식에 없던 새로운 특징들을 보게 될 것이다. 개는 털이 있고, 혀로 핥고, 짖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원래의 도식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불균형이 일어나고 아이는 의미를 재구성하기 시작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 정보도 또한 개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줄 때, 아이의 머릿속에서 동화가 일어나고 다시 평형이 확보된다. 아이가 이 정보를 원래의 도식으로 통합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아이가 고양이를 보게 된다면? 고양이는 개와 비슷한 특징을 일부 갖고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개와는 완전히 다른 동물이다. 고양이는 야옹 하며 울고 물건을 타고 올라가는 능력을 갖고 있고 개와 다르게 움직이고 행동한다. 고양이를 본 결과, 아이는 또다시 불균형의 상태에 놓이고 이 새로운 정보들을 조정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도식이 형성되고 아이는 평형의 상태로 돌아간다.
3. 발달 단계들: 피아제는 인지 발달은 4단계로 이뤄진다고 믿었다. 이 단계들은 모든 아이에게 일어나고 똑같은 순서를 따른다. 아이가 사는 문화나 세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후반부 단계에까지 절대로 닿지 못하는 아이들도 일부 있다.
• 감각운동기
이 단계는 대상의 영속성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는 대상들이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들리거나 보이지 않는 대상도 마찬가지로 영원한 것으로 여겨진다.
• 전(前) 조작기
이 단계는 자기에 초점을 맞춘다. 2세에서 7세 사이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 구체적 조작기
이 단계는 보존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이 여전히 추상적이거나 가설적인 개념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구체적인 사건들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 형식적 조작기
이 단계의 아이는 머릿속으로 관념들을 다루거나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운다. 연역적 추론과 논리적 사고, 체계적 계획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 이 단계이다.
피아제의 이론에 대한 비판
대부분의 비판은 피아제의 연구 방식에 관한 것이다. 피아제는 자신의 아이 셋을 대상으로 연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연구에 동원된 아이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의 자식들이었다. 이는 곧 광범위한 인구 표본이 이용되지 않았으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연구 보고서들은 또한 아이들이 이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자동으로 넘어간다는 피아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많은 심리학자는 환경적 요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연구원들은 피아제가 실제로 아이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4세에서 5세 사이의 아이들은 피아제가 주장하는 것보다 자기중심적 성향이 훨씬 덜하며 또 자신들의 인지 작용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제의 가설은 아이들의 지적 발달의 메커니즘에 새롭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들었으며 또 많은 이론의 벽돌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로 인해 그의 결론에 반박하는 이론까지 많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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